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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중요하다













류이치 사카모토가
쓰나미 피해를 입은 동일본 지역의 학교들의
음악 장비 재정비를 위한 자선 콘서트를 열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큰 자연 재해를 입은 지역에 무엇 하나
급하지 않은 것, 중요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

그런데 그 와중에 어느 지각 있는 원로 뮤지션이 있어,
혹여나 낙후된 장비 탓에 꺾일 지 모르는 꿈나무들을 염려하여
이렇게 자선 콘서트까지 연다고 하니-
이는 실로 근래에 보기 드문 미담이 아니라 할 수 없겠다.









지독한 수술 후에 열흘간 금식하다 마시는 물 한 모금의 달콤함,
첫사랑이 처음으로 허락했던 그 입술의 촉감,
모든 것이 시작될 것 같던 어느 아침, 그 첫 걸음의 기억 -

이 모든 것들이 평생토록 한 사람을 만들어 가고 지탱해 가듯이,
음악은 사람에게 실로 중요하다.

김국환의 노래를 처음 들었던 어린 시절, '타타타'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왜 저런 기괴한 웃음소리가 나와야 하는지 궁금해 했었고,
20대의 마지막에 이르러 그 느낌을 알 것만 같다.
아버지가 줄창 틀어 놓으셨던 정태춘씨의 곡에 담긴 슬픔을 이나이가 먹도록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아직도 잘 알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80년대 대학가요제 노래들을 들으며 느꼈던 낯선 느낌과
서태지 2집을 들었을 때 느꼈던 충격,
90년대 국내 밴드 뮤직의 태동기때의 꿈틀거리던 느낌이 생생하고,
아직도 엄마가 섬그늘에- 하고 노래하기 시작하면 금새 눈물이 핑 돈다.

역시 음악은 사람에게 중요하다.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모두가 노래를 듣는다.
그리고 모두가 스스로에게 중요한 노래들을 가지고 있다.








나는 다만 내가 '우리말로 된' 아름다운 음악들을,
'좀 더 많이' 들으면서 자랐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유행가가 가지고 있는 천진하고 순박한 아름다움도 좋고,
조금 진지한 음악, 난해한 음악에서 느껴지는 아카데믹한 진지함도 좋고,
거친 젊은이들이 노래하는 아주 직진성 있는 리듬과 멜로디들도 좋다.

우리말로 된 좋은 노래들이 훨씬 더 다양했다면,
더 다양한 장르였다면, 더 복잡한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었다면,
소수 마니아를 가진 보컬이나 그룹이 더 많았다면,
아니면 그냥 곡 수가 굉장히 많았다면-

나는 훨씬 더 많은 '우리말로 된'음악들을 들으며 살아오지 않았을까.
내 인생에 중요한 순간에 새길 수 있는, 
나에게 익숙한 언어로 된 노랫말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이 땅의 뮤지션들은 형편 없는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고,
음악씬의 구조도, 수익 배분도 기괴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고, 
무엇보다도 뮤지션에 대한 리스펙트가,

아니,

'음악 자체'에 대한 리스펙트가 형편없다.









하지만,
말했듯이 음악은 지금 이 세상이 음악을 대하는 것 보다는
이 세상에, 우리 인간에게 훨씬 의미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훨씬 비옥한 토양을 가진 씬에서 태어난
더 좋은 '우리말로 된' 노래들을 들으며 자라났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우리말 노래들을 더 많이 찾아 듣고,
또 류이치 사카모토와 상기 캠페인에 참여하는 그 외 일본 뮤지션들이 그러하듯이,
음악하는 아이들을 조금 더 아껴 주었으면 한다. 

아이튠 스토어를 중심으로 뮤지션들이 인세를 제대로 받으며,
(국내 뮤지션들은 지금은 기형적인 분배구조 때문에 아이튠 스토어의 배분율에 비해
음원판매시 최대 30배 정도까지 저작권료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음원 사이트들은 공정위 제재까지 받은 상황) 
적당히 팬층을 보유하면 직업인으로서 적당한 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우리 세대에 찾아올 것이라고 믿고 음악하는 뮤지션들, 거의 없다.

그냥 우리는 좋은 음악으로는 무엇이든 되지 않겠냐고,
또 우리가 이렇게 하다 보면 다음 세대 뮤지션들은 더 나은 환경에서
음악하지 않겠느냐고 믿고 열심히 음악하는 걍 그런 바보들이다. 






이런 우리를 봐서라도,
음악인의 꿈을 품고 자라나는 어린 친구들, 예쁘게 봐주시라.

걍 맨 위의 저 트윗을 보니 너무 훈훈해서 몇자 써봤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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